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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혼자 말하면 안 듣던 기업, 주주가 뭉치니 전화를 받았다”

본문경제경제일반“혼자 말하면 안 듣던 기업, 주주가 뭉치니 전화를 받았다”이봉현기자수정 2026-07-28 06:00펼침0:00Your browser does not support theaudio element.구글 선호 매체 등록빅토리아 산트 영국 인베스터포럼 전무 인터뷰 포럼은 기관투자자들이 회원들인 비영리 기구 영국 상장사 이사회를 ‘조용히 움직인’ 힘 발휘 한국이 참고할 만한 협력적 관여 플랫폼의 모델 “주주가 함께 목소리 내도 처벌 않는 안전 구역 필요”빅토리아 산트 인베스터 포럼 전무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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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혼자 말하면 안 듣던 기업, 주주가 뭉치니 전화를 받았다”

본문경제경제일반“혼자 말하면 안 듣던 기업, 주주가 뭉치니 전화를 받았다”이봉현기자수정 2026-07-28 06:00펼침0:00Your browser does not support theaudio element.구글 선호 매체 등록빅토리아 산트 영국 인베스터포럼 전무 인터뷰 포럼은 기관투자자들이 회원들인 비영리 기구 영국 상장사 이사회를 ‘조용히 움직인’ 힘 발휘 한국이 참고할 만한 협력적 관여 플랫폼의 모델 “주주가 함께 목소리 내도 처벌 않는 안전 구역 필요”빅토리아 산트 인베스터 포럼 전무가 지난 6월23일 영국 런던 포럼 사무실에서 한겨레와 인터뷰 하고 있다. 광고 주주가 기업에 문제를 제기하면 이런 답이 돌아오곤 한다.

“불만은 당신뿐이다. 다른 주주들은 다 만족한다.” 한국 주식시장에서 낯설지 않은 풍경이지만, 사실 영국도 마찬가지였다.

영국 기관투자자들이 2014년 ‘인베스터 포럼(Investor Forum)’이라는 조직을 만든 이유다.광고 인베스터 포럼은 연기금·보험사·자산운용사 등 50여개 기관투자자가 회원으로 참여하는 비영리 기구다. 회원사들의 지분을 합치면 영국 주식시장(FTSE) 시가총액의 약 25%에 이른다.

개별 주주의 말은 흘려듣던 기업도, 시장의 4분의 1을 대변하는 이 조직의 전화는 피하지 못한다. 직원은 단 9명. 그런데 이 작은 조직이 지난 12년간 영국 상장사 이사회를 조용히, 그러나 확실하게 움직여 왔다.

지난달 23일 영국 런던 사무실에서 만난 인베스터 포럼의 빅토리아 산트 전무는 90분 동안 포럼의 작동 원리를 설명했다. 마침 한국은 2016년 스튜어드십 코드(기관투자자의 책임 있는 주주활동 원칙) 제정 이후 10년 만에 처음으로 코드 본문 개정을 추진해왔고, 개정안에는 여러 기관이 함께 기업과 대화하는 ‘협력적 관여’ 조항이 새로 담겼다. 영국의 경험은 이 제도가 실제로 굴러가려면 무엇이 필요한지 보여준다.

산트 전무가 인터뷰를 통해 말한 핵심은 크게 네 가지다. 광고광고 첫째, 함께 뭉치는 건 ‘최후의 수단’…평소엔 안 쓰는 보험이다 흔히 집합적 관여라고 하면 주주들이 처음부터 떼로 몰려가 기업을 압박하는 그림을 떠올린다.

포럼의 설명은 정반대였다. 회원사들은 평소 각자 투자한 기업과 일대일로 대화한다. 대부분의 문제는 이 단계에서 풀린다.

기업이 “당신 혼자 그러는 것”이라며 문을 닫아걸 때, 그때서야 회원사는 문제를 포럼에 가져온다.광고 포럼이 하는 일은 두 가지다. 다른 주주들도 같은 생각인지 확인하고, 기업이 무시하기 어려운 수준의 지분(임계 규모·critical mass)을 모을 수 있는지 따진다.

한두 곳이 1~2% 지분으로 항의하는 것과, 다섯 곳이 합쳐 20%를 들고 찾아가는 것은 전혀 다른 이야기다. 산트 전무는 포럼을 “회원사들이 쓸 일이 없기를 바라는 일종의 보험”이라고 불렀다. 실제로 포럼까지 오는 사안은 극히 일부다.

하지만 ‘막히면 갈 곳이 있다’는 사실 자체가 개별 대화의 힘을 키운다. 영국 스튜어드십 코드도 일대일 관여가 실패했을 때 다음 단계로 갈 수 있는 통로를 원칙으로 명시하고 있다. 둘째, 힘(영향력)보다 먼저 만든 것은 ‘안전벨트’였다 포럼이 12년간 공들인 것은 영향력이 아니라 안전장치다.

주주들이 함께 움직이면 세 가지 법적 ‘지뢰’를 밟을 수 있다. 미공개 내부정보 취득, 시장 교란, 그리고 인수합병 국면에서 ‘공동행위자(acting in concert)’로 묶이는 문제다. 포럼의 해법은 ‘허브 앤 스포크(hub-and-spoke)’ 구조다.

자전거 바퀴처럼 회원사들은 중심축인 포럼과만 개별적으로 소통하고, 회원사끼리는 직접 대화하지 않는 방식이다. 한 회원사가 내부정보를 갖고 있어도 다른 회원사로 새어 나가지 않는다. 모든 회의는 “우리는 기업으로부터 내부정보를 원치 않는다”는 준법 선언문 낭독으로 시작한다.

인수합병 상황에서도 포럼은 회원사들의 지분 합계가 ‘딜’을 무산시킬 수 있는 수준인지조차 알지 못한다. 아는 것은 “주주들이 우려하고 있다”는 사실뿐이다. 이 모든 규칙을 담은 것이 2016년부터 운영해 온 ‘공동참여 프레임워크’다.

관여의 시작부터 행동 수칙, 기록 보관, 종료까지를 정한 일종의 운영 매뉴얼이다. 3개 로펌이 무보수로 상시 법률 자문을 하고, 3년마다 개정한다. 처음 만들 때는 금융행위감독청(FCA)·인수합병 패널·재무보고위원회(FRC) 등 규제당국과 협의해 “이대로 하면 문제없다”는 승인까지 받았다.

글로벌 대형 투자자들이 안심하고 참여하는 이유다.광고 셋째, 지시하지 않는다, 그래서 이사회가 마음을 연다 포럼은 행동주의 펀드와 자주 비교되지만 작동 방식은 정반대다. 행동주의자가 “아무개를 이사로 앉혀라”라고 요구한다면, 포럼은 “이사회 구성에 우려가 있다”고 문제만 전달한다.

해법은 기업이 찾는다. 언론 플레이도, 공개서한도 없다. 철저히 물밑에서 움직인다.

이 ‘조용함’이 오히려 힘이 된다. 지난해 영국 상장 부동산 회사에 인수 제안이 들어왔을 때가 그랬다. 주주들은 회사가 사모펀드에 넘어가 상장폐지되는 것을 원치 않았다.

포럼은 이사회에 서한 한 통을 보냈다. “주주들은 상장 시장에서 이 회사를 계속 지지하고 싶어하니, 첫 제안을 덥석 받지 말고 다른 길을 찾아 달라.” 이 서한에 힘입어 이사회는 인수 제안을 거절했고, 결국 다른 상장기업과의 합병으로 방향을 틀었다.

합병 상대는 사모펀드보다 높은 값을 치렀고, 주주들은 지분을 유지한 채 장기 가치 상승에 올라탔다. 산트 전무는 “우리가 공을 독차지하려 하지 않으니 이사회 의장들이 오히려 마음을 열고 찾아온다”고 했다. 행동주의 투자자가 나타난 기업이 “다른 주주들 생각이 궁금하다”며 먼저 포럼에 연락해 오는 일도 있다.

넷째, ‘해도 된다’는 한마디가 먼저다 한국의 코드 개정안에도 협력적 관여 조항이 새로 들어갔다. 그러나 걸림돌이 있다. 자본시장법상 대량보유 보고제도, 이른바 ‘5% 룰’(상장사 주식을 5% 이상 보유한 투자자가 보유 현황·목적을 공시해야 하는 제도)이다.

기관들이 의결권 행사 방향을 함께 논의하는 순간 ‘공동보유자’로 간주될 수 있고, 무엇이 ‘경영참여’인지 기준도 모호하다. 사외이사 한 명 선임을 요구하는 것조차 경영참여로 해석될 수 있다는 불확실성 속에서, 기관투자자들은 움츠러든다. 영국의 답은 단순했다.

인수합병 패널이 실무 안내서를 내 “이런 방식은 괜찮다”고 공식적으로 허용해 준 것이다. 산트 전무는 “안 된다고만 하지 말고, ‘해도 괜찮다’는 점을 명확히 해 주면 된다”고 했다. 경영권 장악을 노리거나 특정 거래를 지지하는 대가로 가격을 사전에 담합하지 않는 한 투자자들이 얼마든지 대화할 수 있는 ‘안전구역(세이프 하버)’을 그어 주라는 것이다.

한국에서도 금융위원회가 올해 3월 관련 유권해석을 내놓긴 했지만, 시행령과 법령 해석의 손질까지 이어져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다음은 일문일답 ― 주주들이 함께 움직일 때 가장 큰 법적 위험은 무엇인가. “내부정보 취득 금지, 시장 교란 방지, 그리고 인수합병 국면의 공동행위 문제다.

그래서 ‘허브 앤 스포크’ 구조로 운영한다. 회원사는 우리와만 개별 소통하고 회원사끼리는 직접 소통하지 않는 방식이다. 모든 회의는 준법 선언문 낭독으로 시작한다.

또 우리는 기업에 문제가 무엇인지 말할 뿐 해결책을 강요하지 않는다. ‘자본배분에 문제가 있다'고 우려를 전달하지, ‘배당을 몇 퍼센트만큼 올려라’라고 지시하지 않는다. 우리는 고문(어드바이저)이 아니라 촉진자(퍼실리테이터)다.”

― 그 규칙들을 담은 것이 공동참여 프레임워크인가. “그렇다. 회원사가 할 수 있는 일과 없는 일을 명확히 해 주는 운영 매뉴얼이다.

관여를 시작할 때마다 네 가지를 따진다. 결과를 낼 수 있는 사안인가, 건설적 해법이 있는가, 지지하는 주주의 임계 규모가 확보됐는가, 수행할 자원이 있는가. 관여 도중 주식을 판 회원사가 생겨 임계 규모가 무너지면 관여를 중단한다.

더는 주주들을 대변한다고 말할 수 없기 때문이다.” ― 프레임워크는 어떻게 만들었나. “변호사들이 초안을 썼지만 금융행위감독청, 인수합병 패널, 정부, 재무보고위원회와 모두 협의해 ‘이대로 하면 괜찮다’는 승인을 받았다.

3개 로펌으로 구성된 법률 자문단이 무보수로 상시 검토해 주고, 3년마다 개정한다. 덕분에 대형 글로벌 투자자들도 규칙 안에서 안전하게 보호받는다고 확신한다.” ― 한국은 자본시장법상 ‘공동행위 추정’ 규정이 걸림돌이라는 우려가 크다.

“한국 규정도 지배권 확보나 경영권 참여 목적일 때만 적용되는 것 아닌가. 영국도 마찬가지다. 이사회에 자기 사람을 앉히거나 경영권을 장악하려는 목적일 때만 공동행위로 본다.

‘이사회 구성을 재검토해야 한다’는 문제 제기를 함께하는 것은 괜찮다. 특정 인물을 심으려 하거나 특정 안건에 모두 반대표를 던지기로 사전 합의하는 수준이 아니라면 공동행위자로 묶이지 않는다. 명확한 안전구역 원칙이 있는 것이다.

한국도 ‘해도 괜찮다’는 점만 명확히 해 주면 된다. 영국은 인수합병 패널이 실무 안내서를 발행해 공식적으로 허용해 줬다.” ― 한국은 국민연금이 압도적으로 크다.

이런 거대 기관이 들어오면 다른 참여자들의 발언권은 어떻게 보장되나. “영국도 블랙록·뱅가드 같은 대형 패시브 펀드가 많은 기업의 대주주다. 기업은 이들과 얘기하면 주주 의견을 다 들었다고 생각하곤 한다.

하지만 실제 주가를 움직이는 건 기업을 분석해 자유롭게 사고파는 작은 주주들이다. 집합적 관여의 가치는 이런 적극적 투자자들이 함께 목소리를 내 거대 패시브 투자자의 영향력과 균형을 맞추는 데 있다. 이사회 입장에서도 지분은 많지만 운영상의 세부 사항까지는 견해가 없을 수도 있는 거대 주주 한 명보다, 기업을 깊이 이해하는 주주 여럿과 대화하는 게 훨씬 건설적이다.”

― 관여의 성과는 어떻게 측정하나. “솔직히 어렵다. 다들 ‘우리 제안으로 기업이 바뀌고 주가가 올랐다’는 인과관계를 찾고 싶어 하지만 그렇게 단순한 경우는 거의 없다.

대신 시작할 때 목표를 명확히 정한다. ‘기업이 주주 관점을 이해하게 한다’가 목표라면 편지 한 통과 미팅 한 번으로도 달성될 수 있다. 장기적 자본배분 개선이 목표라면 오래 걸린다.

주주들이 ‘기업이 문제를 이해했으니 주식을 유지하며 지켜보겠다’고 판단한다

Nguồn: The Hankyore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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